자동차는 운전대를 돌려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즉, 다른 방향으로 가고자 한다면 반드시 운전대를 돌리는 작업과 가속 페달을 밟는 동작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둘 중 어떤 행동을 먼저 하는 것이 좋을까요

결론적으로 자동차가 움직인 후에 운전대를 돌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많은 운전자들은 습관적으로 멈춘 상태에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운전대를 돌리는데 이런 습관은 타이어와 관련 부품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됩니다.

타이어 편마모 원인

최근에 나온 차들은 거의 유압 혹은 전기모터의 도움을 받아 핸들을 돌릴 때 부담을 줄이는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이 달려 있습니다. 덕분에 아주 작은 힘으로도 바퀴를 좌우로 손쉽게 틀 수 있죠. 하지만 멈춘 상태에서 이런 동작을 반복하게 되면 타이어 편마모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집니다.

아스팔트 위에서 운동화를 좌우로 돌려보면 어떤 상처가 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죠. 타이어 조직이 느슨해지는 여름철 뜨거운 온도에선 이 상처가 더 심하게 됩니다. 우리가 출퇴근 때 운전하는 대부분의 자동차가 1톤이 훌쩍 넘고 그 무게의 상당 부분이 앞바퀴(조향하는 곳)에 쏠려 있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아픈 상처에요.

부품에 무리를 준다

또, 파워스티어링 시스템 덕분에 운전자는 큰 힘이 들지 않지만 실제로 이를 움직이는 부품들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예전과 다를 바 없어요. 운전자는 쉽게 돌리지만 누군가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묵묵히 일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스트레스는 움직일 때보다 정지했을 때 더 커요.

마찰력이 크기 때문인데 타이로드와 서스펜션 부싱, 기어, 스티어링 샤프트, 유압펌프(혹은 전기모터) 등이 대표적으로 영향을 받는 부품들입니다. 최근에 나온 차들은 이런 것쯤은 견딜 수 있도록 만든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맞는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피로가 쌓이면 장사 없듯 아무리 견고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무리를 주면 좋을 리 없겠죠.

비슷한 이유로 운전대를 끝까지 돌리는 것도 나쁜 습관입니다. 일부 운전자의 경우 운전대에 ‘핸들봉’이라 부르는 액세서리를 붙이고 ‘획~획~’ 돌려 ‘턱~’ 소리가 날 때까지 반복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스티어링 시스템에 충격을 주어 고장의 원인이 됩니다.

운전대와 출발의 우선순위. ‘뭘 그런 것까지 신경 써’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어쩌면 타다가 중고차로 넘길 때까지 불편을 겪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습관 하나 바꿔서 혹시 모를 고장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 그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요. 오른쪽 발을 브레이크 페달에서 떼면 차가 슬슬 움직입니다. 그러고 나서 운전대 잡은 손에 힘을 주세요. 출발하고 운전대를 돌리는 습관. 지금 당장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요

 

고석연 기자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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