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로 전기차를 죽였었나?

전기차가 최초로 대량생산되었던 때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로, GM 이 만들었었던 EV1 이라는 전기차가 당시에 높은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너무 짧은 시간동안만 판매되었고, 금새 사라져버렸었다.

 

 

1990년 캘리포니아에 의회에서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무공해차 판매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었고, 이에 따라 GM 은 EV1 이라는 전기차를 선보였었다. GM-P 라는 플랫폼에 2인승 2도어 소형 쿠페로 만들어졌던 EV1 은 137마력짜리 전기모터로 제로백 8.4초의 성능을 보였으며, 최대 128km/h 의 속도를 보였고, 16.5kWh 납축 배터리 팩을 사용해 1회 충전으로 96~144km 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었다.

지금 보더라도 공기역학적 디자인에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및 경량 강화 플라스틱 등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소재가 사용되었었는데, 가격이 다소 비싸기는 했었다. 대당 가격이 $34,000 (한화 약 3,718만원) 으로, 당시의 물가와 비교하면 상당히 비싼 가격이긴 했지만, 첨단 소재를 사용한 것을 감안하면, 그리 비싸다고 하기에 힘든 정도였다.

 

 

EV1 은 1999 년까지 1,117대가 생산되었고, 캘리포니아에서 전기차 충전소가 약 150여개 정도가 마련되었을 정도로 인프라도 크게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EV1 은 2002년에 GM 본사에서 전기차 관련 프로그램을 중단시켰으며, EV1 을 전량 회수하여 일부 박물관에 기증된 것을 제외하고는 전량 폐차시켜버렸다. 대체 왜 그랬을까?

 

 

누가 전기차를 죽였나?

다큐멘터리 영화 “누가 전기차를 죽였나?(Who Killed the Electric Car?)” 가 나올 만큼, EV1 의 단종과 전량 폐차에 대해서 말들이 많았다. 영화 ‘누가 전기차를 죽였나” 에서 나온 내용은 정유회사의 로비가 있었으며, 그로 인해 EV1 을 전량 폐차했다는 의심을 담은 내용이다. 캘리포니아의 ‘무공해 자동차 판매 의무화 법안’ 과 관련해 자동차 제조사들이 개발비가 비싼 전기차 대신, 천연가스차 판매로 절충안을 이끈 소송과 함께, 전기차의 등장에 위기를 느낀 정유회사들의 로비활동이 GM 의 EV1을 없애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음모론이 생겨났었던 것이었고, 이러한 내용이 진짜인 것으로 알려지곤 했었다. 하지만, 진짜 EV1 을 없애버렸던 것은 GM 스스로였으며, 그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었다.

 

 

왜 EV1 을 급하게 폐차했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돈’ 때문이었다. 전기차 개발과 판매는 당시에는 매우 큰 적자를 감수하면서 진행했던 프로젝트였으며, 시대적 시기상조 프로젝트였다. 일단, 개발비 자체에 많은 돈이 들어가긴 했지만, GM 이 가장 두려워 했던 것은 바로, EV1 의 ‘리콜’ 에 따른 막심한 손해였다.

EV1 은 1세대에서는 납축전지를 사용하다가, 1998년부터는 고성능 납축전지를 사용했고, 1999년에는 납축전지보다 성능이 좋고, 가벼운 니켈-수소 전지를 사용했는데, 안그래도 비싼 소재를 사용한 전기차 EV1 이 성능과 내구성을 이유로 생산분마다 배터리가 바뀌어 팔아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GM 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EV1 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소송’ 이었다.

 

 

당시 배터리 기술로는 충전을 계속할 때마다 배터리의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졌는데, 주행가능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고객들이 알게 될 경우, 이에 대해 소송이 걸릴 수 있으며, GM 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차량판매에서 오는 적자 외에 더욱 심각한 손해가 될 수 있었다. EV1 의 기타 사고로 인한 문제 등, GM 의 법무팀에서 바라볼 때, EV1 은 GM 의 미래를 위협할만한 문제가 많았기에 GM 스스로가 빠르게 EV1 을 전량폐기하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던 것이었다. 즉, EV1. 전기차를 죽였던 것은 정유회사가 아닌, ‘GM’ 이었던 것이었다.

 

 

EV1 때부터의 전기차 관련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면 지금쯤 GM 은 전기차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잡고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GM 은 다양한 전기차 관련 기술을 많이 갖고 있으며, 전기차의 성능도 우수하기는 하지만, 시대를 앞서갔던 탓에 선두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많은 제조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다.

 

Yongdeo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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