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는 사용 기간에 따라 용량이 서서히 줄어들게 됩니다. 사용에 따른 자연스러운 열화는 피할 수 없지만, 배터리 용량이 줄어드는 정도는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크게 달라집니다.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배터리 상태가 좋지 않다면, 사용 중에 많은 비용을 들여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요.

향후 차를 중고로 판매하게 될 경우 제값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배터리를 잘 관리하며 타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에는 내 전기차의 배터리 관리 노하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고온을 피하자

지나친 고온에 차를 계속 노출하는 경우 배터리 수명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11년부터 미국에서 운행된 닛산 전기차 리프의 경우, 애리조나 등 기온이 매우 높은 주에서 배터리의 열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 배터리 교체 리콜이 있기도 했죠.

우리나라도 여름이 더욱 무더워지고 있는데요, 이런 고온에서 외부에 오랜 기간 주차할 경우 배터리에 손상이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하 주차장이나 그늘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고속도로로 장거리를 달릴 경우, 휴게소에 들러 급속 충전하고 충전 종료 후 바로 고속으로 달리는 방식을 반복하게 되면 배터리가 지속적으로 고온에 노출됩니다.

따라서, 충전 완료 후 다시 운행을 시작하는 초반엔 지나친 고속이나 급가속 등 과부하를 피하고 정속 주행으로 운행하는 것이 배터리 냉각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아이오닉 일렉트릭이나 쏘울 EV 등 공랭식을 적용하는 차량의 경우, 급속 충전 후 정속 주행의 중요성은 더 높아집니다.

 

 

완전히 방전하면 배터리 수명 감소

꼭 리튬 이온이 아니더라도 모든 2차 전지(충방전을 통해 여러 번 쓸 수 있는 전지)는 완전 방전 수준까지 이르면 배터리 용량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극판에 데미지를 줍니다.

제조사에서는 배터리를 컨트롤하는 BMS에 과방전 보호회로를 넣어 관리를 합니다. 그리고 배터리 실제 잔량은 계기판에 표시되는 것보다 약간 여유가 있게 만듭니다.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잔여 충전량이 0%에 가까워도 실제로는 5% 전후의 추가적인 전력을 남겨놓아서 과방전을 방지하는 것이죠. (역으로, 충전량 100%로 표시되어 있다면, 실제론 약간의 추가적인 여유를 주어서 과충전을 대비합니다.)

이렇게 완전 방전을 피하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BMS 마저 꺼지는 진짜 0%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특히, 충전량이 매우 부족한 상태에서, 차량을 사용하지 않고 장시간 보관하거나 급가속 등으로 전류를 왕창 끌어쓰면 배터리 손상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과충전 금지 

리튬 배터리 내부는 양극과 음극, 분리판, 전해액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배터리를 한계 전압 이상으로 과충전할 경우 양극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배터리를 관리하는 BMS가 과충전을 방지하도록 자동으로 컨트롤 하기 때문에 대부분 문제가 없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충전이 완료되면 커넥터를 분리하는 것이 좋겠죠?

과방전을 더불어 고려하면 20~80% 정도로 꾸준히 충전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완속 충전기로 완충

전기차에 탑재된 리튬 이온 팩은 여러 개의 셀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기차를 충전/사용하는 과정에서 각 셀 별로 불균형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어 특성 셀의 상태가 나빠지면, 해당 셀의 상태가 전체 배터리의 성능을 결정하게 됩니다. 따라서, 모든 셀의 상태를 균형 있게 정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죠.

배터리에 충격이 적은 완속 충전기로 완충을 하게 되면 리튬 이온 전지의 각 셀이 밸런스 있게 충전되어서 최적의 배터리 성능을 내는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이런 과정을 통해 특정 셀이 심방전되어 손상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완속 충전기를 통한 정기적인 완충을 제조사에서도 권장하고 있습니다. 코나 일렉트릭 사용 설명서에도 20% 이하 상태에서 100%까지 완속으로 충전하는 것을 1달에 1회 이상 추천하고 있지요.

 

 

부드러운 운행 습관

배터리에서 순간적으로 많은 양의 전류를 끌어쓰는 일이 반복되면 배터리 수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Telsa 모델 S P100D를 Ludicrous 모드로 놓고 제로백 2.6초를 찍자고 반복하는 경우, 스크린에 ‘배터리 수명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볼 수가 있죠.

중저속에서 전기차 토크가 좋기 때문에 급가속의 유혹을 많이 받겠지만, 너무 급격한 과속을 반복하는 건 자제하는 게 좋겠죠? 물론, 배터리 수명 뿐만 아니라 잔여 주행거리도 쭉쭉 떨어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배터리는 완속을 좋아해

급속 충전은 많은 양의 에너지를 단시간 내에 밀어 넣기 때문에 배터리 온도도 완속 충전에 비해 높게 올라가고 배터리 극판에도 부담을 줍니다.

그래서 차량 취급설명서 상에도 완속 충전이 배터리에 더 좋은 충전 방식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급속 충전을 쓰면 어느 정도 배터리가 급격히 나빠지는 걸까요? 다행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해외 data에 따르면 너무 잦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요즘 출시되는 전기차들은 배터리 냉각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코나 일렉트릭 같은 최신 모델들은 수랭식 시스템을 적용하여, 정지 있는 충전 중에도 배터리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지요.

충전 시 가만히 들어보면 뭔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것이 냉각 시스템이 돌아가는 소리입니다.

결국, 필요할 땐 급속 충전을 이용하고, 충전 후에 정속 주행을 하여 배터리에 과부하를 주지 않는다면, 큰 수명 저하 없이 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국내 제조사 전기차 배터리 보증 현황

각 제조사에서는 배터리 및 전기차 전용 부품에 대해서 일반 보증보다 훨씬 긴 시간의 보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내 차의 배터리 보증 기간에 대해 확인하고 문제가 있을 땐, 꼭 서비스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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