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올해 2월 유럽 사전계약 3000대 중 노르웨이에서만 1300여 대가 접수됐으며 5월 첫 물량의 노르웨이 도착과 함께 본격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지난달 신차판매 3위에 올라
노르웨이, 2025년 내연차 판금 예고

현대자동차가 올해 세계시장에 선보인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가 전기차 시장 성패의 가늠자로 꼽히는 노르웨이에서 지난달 신차 판매 3위에 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일 내인 2025년 내연기관차 판매 완전 금지를 예고한 노르웨이는 유독 친환경차 수요가 높아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시장이다.

8일 노르웨이 공공도로국과 도로교통정보위원회(OFV)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지난달 노르웨이에서 488대가 판매됐다. 미국 포드의 머스탱 마하E(898대), 체코 슈코다의 엔야크(558대)이은 3위다. 1∼3위 모두 전기차다. 아이오닉5가 노르웨이 정부의 공식 자료인 OFV 통계에 집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기존에 판매하던 코나 등을 더해 7월 노르웨이에서 886대를 팔았다. 포드, 폭스바겐, 도요타에 이어 판매량 4위 브랜드가 됐다.

 

 

인구 540여만 명인 노르웨이는 지난해 신차(승용차) 시장 규모가 14만1412대로 한국(약 191만 대)의 7.3% 수준에 불과하다. 유럽연합(EU) 가입국도 아니다. 하지만 세계 전기차 업계는 2030년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미국과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선언한 EU 시장 경쟁에 앞선 전초전으로 보고 있다. 노르웨이 시장에서 인정 받는 게 친환경차 경쟁력의 바로미터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올해 1∼7월 노르웨이에서 팔린 신차 중 전기차는 58%, 하이브리드차는 32%였다.

노르웨이 정부는 2000년대부터 청소트럭 같은 공공 부문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고 전기차에 버스전용차로 통행을 허용하는 등 전기차 친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2020년 세계은행 집계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만7294달러(약 7712만 원)로 세계 4위에 오르는 등 국민들의 경제력도 충분하다.

 

전기차 경쟁
가장 치열한 시장

노르웨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자동차업계의 전기차 경쟁도 치열하다. 올해 1∼7월 기준으로 테슬라 모델3가 6274대로 판매량 1위에 올랐으며 3위 폭스바겐 ID.4(4769대), 5위 포드 머스탱 마하E(3616대), 6위 독일 아우디 e트론(3552대), 7위 메르세데스벤츠 EQC (2877대), 8위 슈코다 엔야크(2852대) 등 전기차가 판매량 상위 차종에 포진해 있다. 볼보 계열 신생 전기차업체 폴스타는 SUV 폴스타2를 10위로 올리며 주요 브랜드 반열에 들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노르웨이에서 선제적으로 내연기관차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 판매 차종 수가 6종으로 줄었지만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출시해 시장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기아 또한 첫 전용 전기차 ‘EV6’의 노르웨이 판매를 지난달 본격화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일찍 전기차 시장이 정착된 노르웨이에서의 아이오닉5 판매 호조세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선진시장에서의 전기차 경쟁을 앞두고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전문 브랜드’로 나가는 첫 단추를 잘 끼운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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