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련사업 인프라 구축 본격화
연내 20곳에 충전소 설치 계획

친환경차 확산을 계기로 현대자동차그룹이 에너지 관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인프라를 갖추려는 게 1차적인 목적이지만 관련 사업이 커지면 자동차 제조와 철강·건설·금융에 이어 그룹의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충전’ 새 브랜드
특허청 등록

7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Hi Charger(하이 차저)’와 ‘I.O.N(아이오엔)’ 등 전기차 충전과 관련된 새로운 브랜드를 특허청에 상표 등록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자 전기차 제조를 넘어 충전 관련 사업까지 확장하면서 브랜드 정비에 나선 것이다. 올해 초 정관 변경을 통해 ‘전기차 충전 및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현대차는 연말까지 고속도로 휴게소 12곳을 포함해 총 20곳에 초고속 충전소를 만들 계획도 세웠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전기차 충전소 확대에 힘써 왔지만 충전 시간을 기존보다 크게 단축한 초고속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현대차도 직접 나서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내년 초에 20분 만에 배터리의 80%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는 저렴한 유지 비용 같은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느린 충전 속도와 부족한 충전 시설이 여전히 한계”라며 “에너지 인프라와 사업 역량을 강화해 전기차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전기차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폐배터리의 재활용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고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준비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올 6월 한화큐셀과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와 태양광 시스템을 연계한 각종 신사업에서 힘을 모으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호주와 수소생산협력 MOU 체결
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준비

현대차그룹의 에너지 사업은 수소경제 부문에서도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한 현대차가 수소생태계의 확산을 위해 협력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최근 호주의 수소 생산 연구기관 및 기업과 기술협력협약(MOU)을 체결했다. 혁신적인 수소 생산 기술·제품 공동 개발과 수소 공급 인프라 신사업 발굴을 위한 협력 체계 구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완성차 제조를 주로 하는 현대차가 대표적인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 자체를 효율적으로 생산·공급하는 일에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사업에 새롭게 나서고 앞으로 수소 해상운송 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도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와 유럽의 주요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충전 사업을 함께 운영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전반적으로는 기존의 에너지 사업자들과 협력하되 새롭게 진출할 수 있는 분야에서 역할을 키우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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