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가 된 쏘나타 LF PHEV
정비와 대망의 LKAS 장착

2015년 가을에 구입하여 보유하다가 아이오닉 전기차를 구입한 2016년부터는 후배가 3년간 보유하다가 다시 돌려준 쏘나타 LF 의 초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한국 나이로 치면 이제 여덟살이 되었다. 만 나이로는 6.33세, 적산거리는 8만 km 정도가 되며 중년에 접어든 차량이 된 셈이다. 늦가을-초겨울이 될 때 마다 LF PHEV의 1년을 기록해 오고 있지만, 이번 해에는 다소 늦어, 이른 봄이 되어서야 기록을 남기게 된다.​

 

시대를 앞서간
쏘나타 LF PHEV 의 효율성

당시 이미 약 10kWh 의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하여, 만충하면 전기 모드로만 50km 넘게 주행이 가능하던(공식 주행가능거리는 44km),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간 차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가을에 국내 출시된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 PHEV 가 13.5kWh 를 탑재하고 있음에도 공식 주행가능거리가 31km 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출시된지 오랜 세월이 지난 이 모델의 구동계 효율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게 느껴질 정도이다. 현행 BMW 530e PHEV 가 12kWh 구동배터리로 공식 45km을 주행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엔진과 전기 구동계통을 모두 탑재해야만 하여 무거워질 수 밖에 없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구조적 한계 탓에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 수 있다.

 

쏘나타 LF PHEV (카탈로그)

 

이와 같은 독일의 프리미엄 중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8000만원을 넘는 가격인 것을 고려하면, 쏘나타 PHEV의 가격은 무척 저렴한 편이다. 당시 최상급 모델의 베이스 가격은 4260만원으로, 500만원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보조금을 받으면 3천만원대 후반에 구입이 가능했다.

​그러나, 연식과 세월의 한계는 넘기 어려워, 나이들어 가는 LF PHEV 를 유지하면서 몇 가지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고민들 탓에 신차를 구입하려는 생각도 여러 차례 하였지만, 반도체 공급난을 비롯한 여러가지 시대적 변화 탓에 신차의 구입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아 있으며 그마저도 사려고 해도 물건이 없는 상황이다. 그리하여 약간의 개수와 정비를 시도하게 된다.

 

 

LKAS 를 이식하다

먼저, 가장 답답한 것은 조향 보조 기능(LKAS/LFA/HDA)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차량이 출시될 2015년 당시에 LKAS 는 제네시스에서만 선택이 가능한 고급 옵션이었다. 그러다가 2016년 아이오닉 EV를 시작으로 곧 대다수의 대중차량 모델에서도 옵션으로 선택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이후 출시된 LF 쏘나타 뉴라이즈 모델 부터는 LKAS가 선택 가능하게 되었다.

​구형 아이오닉 EV (16년형 차데모) 와 쏘나타 PHEV 이렇게 두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충전 표준이 콤보로 정착되며 대략 2021년 정도 부터는 주행거리마저 짧은 차데모 차량을 이용하여 장거리 여행을 하는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게 되면서 나의 고민은 더 커진다. 톨비 할인과 LKAS, 우수한 전비를 바탕으로 장거리 여행에서도 즐겨 이용하던 아이오닉 EV를 이제는 서울 시내에서만 주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자연히 쏘나타 PHEV를 장거리 주행에 집중 투입하게 되지만, 주행 시간이 길어질 수록 조향보조장치 부재의 고통은 크게 다가온다.

​인터넷 검색과 전화, 지인 등을 통해 여러 방향으로 알아보니 LF 초기형의 경우 가솔린 모델은 뉴라이즈의 LKAS 모비스튠이 가능하지만 HEV/PHEV는 이렇게 이식을 해도 작동이 안된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하지만 멀티펑션 카메라와 MDPS 모듈 및 배선/스위치를 뉴라이즈 사양으로 바꾸면 이론적으로는 될 것으로 예상되는 터, 몇 달간 고민을 하다가 모비스튠에 경험이 많은 면목동 노블시트에 읍소를 하여, 실패의 가능성도 고려하고 일단 시도를 해 보기로 한다.

 

멀티펑션 카메라를 교체하면 센서를 보정해 주어야 한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상당히 복잡한 작업 끝에, 뉴라이즈의 멀티펑션 카메라, MDPS, 그리고 스위치가 이식된다. 작업이 어렵게 만드는 것은, 멀티평선 카메라의 외형도 초기형 LF의 것이 뉴라이즈의 것과 호환이 안된다는 점, 그리고 스위치는 그림만 다를 것 같은데 (LKAS는 차선 안쪽을 향하는 화살표가 존재함) 기능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구형은 FCWS, 전방추돌 경고장치만 탑재하고 있으므로, ASCC 레이더까지 신형으로 교체를 하지 않으면 AEB 경고등은 소거할 수가 없게 된다.

 

LKAS 기능을 시사하는, 차선 안쪽에 2개의 화살표가 그려진 새로운 스위치가 장착되었다.

 

시험주행을 통해 LKAS의 능동차선보조 기능이 순정처럼 잘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다. 환호의 순간이다. 장거리 주행의 피로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구형 아이오닉 전기차에 비하여 고속도로 주행시 충전을 위한 시간 소요가 없기에 더욱 쾌적한 장거리 여행이 가능하며, 고속 주행에서 20km/h 에 가까운 연비도 확보할 수 있으므로 매주 오르고 있는 고유가를 견디기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쏘나타 PHEV는 고속도로 주행시 가솔린 모드에서도 연비가 우수하여, 고유가를 견뎌내기에 적절한 차종이다

 

오일류 등 소모품을 교체하다

그 다음은, 정말 큰 맘을 먹고 미션 오일과 엔진 오일, 점화플러그를 교체한 것.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는 해결이 불가능한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데, 전기 모터와 앳킨슨 사이클 내연기관의 이질적인 토크 커브를 모터가 달린 변속기가 오롯이 받아내야 하는 구조라 급격한 가속페달 조작에 둔중하게 엔진이 점화되며 질질 끌려오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변속기 장착 전기구동(Transmission mounted electric drive, TMED) 방식은 가볍고 원가가 덜 들며, 복합연비를 좋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러한 주행시의 이질감은 근본적인 한계가 된다.

엔진이 차라리 계속 작동하는 고속도로에서는 괜찮은데, 전기모터와 엔진의 전이 과정이 많을수록 주행질감 뿐만 아니라 효율도 낮게 되는데, 정진호 등(TMED방식 병렬형 하이브리드 차량의 회생제동 회수율 및 연비 특성 연구, 2016, 대한기계학회)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초기 배터리 충전정도(SOC)가 낮으면 전체적인 연비가 큰 폭으로 낮아지는 것이 실험적으로도 확인된다.

이런 구조적 문제로,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차량의 시내주행은 미션 오일 측면에서는 무조건 가혹 주행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체감적으로도 7만 km 정도 부터는 모터구동-엔진 전이시의 불쾌감이 더욱 악화된 느낌이었다. 이것은 최신형 하이브리드 차량이라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닌 터, 미션 오일을 갈아주기로 한다.

 

 

하는 김에 만 2년이 넘도록 교체하지 않은 엔진오일과, 차량 구입 이후 한번도 교체하지 않은 점화플러그도 새것으로 바꾸어 준다. 주행거리 8만 km 중 순수 전기모드 주행이 3만 km 정도는 될 것으로 생각되어 점화플러그는 조금 이른 감이 있다. 전기차 생활에 익숙해지며 실내 공기 필터와 와이퍼, 타이어를 제외한 소모품류를 교체하기 위해 정비소를 방문한 것은 적어도 지난 5-6년간은 처음인 것 같다. 생각보다 차가 많이 부드러워졌다. 아무리 전기 모드 사용이 절반을 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도 엔진 경정비는 잘 해주어야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다.

 

결론

주행을 경험해보니, 먼저 순정 LKAS 덕에 차량의 체감적 연식이 바뀐 느낌을 받는다. 이 차량을 판매하고 순정 LKAS를 장착한 뉴라이즈 LF PHEV 모델을 중고로 구입하려면 차량 가격의 차액만 천만원이 넘는 것을 것을 고려하면, 만족도가 높은 업그레이드인 셈이다. 나아가 미션 오일 교환 덕에 기대한 것 보다 가솔린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드의 주행 질감은 더욱 크게 개선되었다.

글로벌 경제환경이 대폭 변화되지 않는다면, 매년 큰 폭으로 오르는 신차 가격과 매달 늘어나는 신차 출고 대기가 그리 개선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최신형 배터리 전기차 역시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신포도’가 된 지 오래이다. 리튬과 니켈 등 산업금속의 가격은 연일 상승을 이어가고 있어, 배터리 전기차의 출고가마저 앞으로 더욱 오를 것이 예상된다.

그런 환경이라, 이번의 기능 업그레이드와 경정비를 통해 다시 젊음을 얻은 쏘나타 LF PHEV의 소중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이렇게 또 한 해를 함께 해 보자.

 

감격한 박사
전기 모빌리티에 관한 사변(思辨)과 잡설(雜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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