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만대 운영 렌터카연합과 MOU… 운행-주유-타이어 공기압까지
실시간 정보 수집해 업체 전송… 시간단위 대여 앱-플랫폼도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이동 수단) 서비스 사업에 속도를 낸다. 정보 수집과 통신 연결 기능을 갖춘 단말기를 국내 렌터카 업체에 공급해 차량 관리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완성차 제조뿐만 아니라 차량을 둘러싼 각종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 실제로 수익과 연결되는 서비스 모델을 사실상 처음 선보이며 모빌리티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26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와 첨단 차량 관리 시스템을 공급하는 내용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렌터카연합회는 전국 1117개 업체, 93만 대의 렌터카가 속한 국내 최대 차량 대여 사업자 단체다.

협약의 핵심은 현대차그룹이 통신·사물인터넷(IoT) 기능이 적용된 차량 단말기를 렌터카 업체들에 제공하는 것이다. 이 단말기는 차량의 위치부터 운행 경로, 주유 상태, 배터리 잔량, 타이어 공기압 상태 등 렌터카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업체에 전달한다. 단말기가 부착된 차량 상태가 비정상적이면 업체 쪽에서 원격으로 문을 잠그거나 해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렌터카 직원이 직접 차량에 앉아 점검하지 않아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특히 운전자가 비상 상황에 처해도 업체가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차그룹은 렌터카 업체가 정보통신기술(IT) 기반의 카셰어링(차량 공유) 업체처럼 시간 단위로 차량을 대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과 플랫폼을 제공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렌터카 사업자는 차량을 일 단위로 대여했다. 이는 렌터카 업체 상당수가 소규모로 사업을 이어오면서 현실적으로 시간 단위로 차량을 대여, 반납하고 요금을 책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소규모 렌터카 업체들은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시스템을 깔면 적은 비용으로도 시간 단위 차량 대여 사업을 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는 현대·기아차가 약 190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설립한 자회사 ‘모션’을 통해 이뤄진다. 모션의 지분은 현대차가 80%, 기아차가 2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모션은 일부 렌터카 업체를 대상으로 단말기 등의 차량 관리 서비스를 내년 3월까지 시범 운영한 뒤 같은 해 2분기(4∼6월)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2017년부터 다양한 투자와 업무협약 등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선 뒤 모빌리티 서비스 측면에서 실제 수익과 연결되는 모델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서비스 모델들은 미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인도 호주 등에서 사업 가능성을 따져보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중·장기적으로 완성차의 제조 판매 정비 등 기본적인 사업 외에도 차량이 운전자의 손을 떠날 때까지 전 과정을 챙겨주는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예를 들면 세차, 주유, 타이어 교체를 각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운전자가 차량 시스템이나 스마트폰 앱으로 손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통합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다만 현대차그룹 측은 카카오T나 타다처럼 앱 등을 통해 직접 차량 공유·호출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경림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오픈이노베이션사업부장(부사장)은 “국내 렌터카 업체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ICT를 접목해 여러 모빌리티 기업과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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