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전기자동차 파워크레인(동력전달장치) 시장 선점에 나선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 사업에 나선다.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생산 합작법인(JV)을 세우는 것이다. 이로써 LG그룹은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전기차의 핵심 부품 제조라는 미래사업 부문을 확보하게 됐다. 23일 LG전자 주가는 29.61%까지 치솟아 12년 만에 처음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파워트레인-인포테인먼트-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축으로 자동차 부품 및 전기장비(전장) 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배터리, 차량 통신용 부품(LG이노텍) 등 LG 다른 계열사와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래차가 LG의 주력 성장동력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LG전자 마그나와 손잡고
합작법인 설립

LG전자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LG전자 자동차부품사업(VS) 사업본부 안에서 전기차 부품을 담당하는 그린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하기로 의결했다. 분할 대상 사업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터, 인버터, 차량 충전기와 구동 시스템 등 파워트레인 계열이다. LG전자가 물적분할로 신설 회사를 세우면 마그나가 신설 회사의 지분 49%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합작법인 ‘LG 마그나 e파워트레인’(가칭)이 설립될 예정이다. 마그나는 신설법인 지분 49%를 4억5300만 달러(약 5016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LG전자는 내년 3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합작법인 설립안을 최종 승인받아 내년 7월 LG 마그나 e파워트레인을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현재 LG전자 VS 사업본부 소속 직원 1000여 명이 신설법인으로 옮기고, 본사는 VS 사업본부 주력 사업장이 위치한 인천에 둘 예정이다. 신설법인 최고경영자(CEO)는 LG전자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마그나에서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LG, 종합 전장 기업으로 거듭나

LG전자와 마그나가 손을 잡은 것은 급성장 중인 전기차 시장에서 파워트레인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마그나는 지난해 매출 기준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로 파워트레인과 섀시, 내·외장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한다. 내연기관차 시장에서의 부품 경쟁력을 전기차 시대에도 이어가기 위해 전기차 모터와 인버터 기술력을 자랑하는 LG전자와 손을 잡은 것이다. LG전자는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EV, 재규어 I-PACE 등에 모터 등을 공급하고 있다. 마그나가 LG전자의 모터 기술력에 투자한 셈이다.

LG전자는 마그나와 손잡아 파워트레인 설계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마그나의 글로벌 완성차 고객망과 연계해 조기에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그나는 애플의 전기차 개발 계획 ‘프로젝트 타이탄’의 유력 파트너로 거론되기도 한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시장이 올해 10조 원 규모에서 5년 내 5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2013년 LG전자가 VS 사업본부를 만들며 심혈을 기울인 전장사업 포트폴리오의 윤곽이 명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에 남은 VS 사업본부는 글로벌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 집중하고, 합작법인이 파워트레인을 맡는다. 여기에 LG전자가 2018년 인수한 프리미엄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 ZKW가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VS 사업본부 내 차량용 램프 사업을 ZKW로 이관해 통합했다. LG전자는 전장사업에서 내년에 흑자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LG그룹 차원에서도 여러 계열사가 ‘바퀴 달린 정보기술(IT) 기기’로 불리며 전자화되고 있는 자동차에 각종 부품을 탑재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LG이노텍은 차량 통신용 장비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홍석호 will@donga.com
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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