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6 LPe – 감성과 이성 사이에서 고민하다.

지난주에 르노삼성의 SM6 LPe 모델을 시승해봤다. 지난달부터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에 따라 택시나 렌터카, 장애인, 국가유공자에게만 허락되었던 LPG 차량을 이제 누구나 구입할 수 있게 된 이후, LPG 차량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졌다. 일단, 연료값이 저렴하기 때문이다(2019년 4월 기준 전국평균 796원). 기존의 LPG 차량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호불호가 있었고, 과연 SM6 LPe 모델은 얼마나, 어떻게 달라졌을까? 많이 궁금했다. 그래서 서울에서 강화도를 거쳐 석모도로 향했다. 주행거리가 얼마나 될지, 주행감성과 함께 언덕길을 오르락 내리락 할 때의 느낌은 어떨지가 궁금했다.

LPG 차에 대한 오해는?

흔히 하는 질문들이 있다. LPG 차는 힘이 없다. 그리고,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질문이다. 우선,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이야기에는 ‘No’ 라고 일단 말할 수 있다.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이 가솔린은 0.02g/km, 디젤은 0.56g/km, LPG 차량은 0.006g/km 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비교하면 가솔린 차량의 3배, 디젤차량과 비교하면 93배 더 적다. 그리고 CO2 에 대한 내용은 일반 가솔린 차량과 비교해서 5~10% 정도 조금 더 나온다. 그래서 친환경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힘이 없다’ 라는 대답에 대해서는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SM6 LPe 모델을 갖고 제법 가파른 언덕길을 계속 오르내리락 해봤다. 아니, 일단 평지에서 가속패달에 힘을 주어 밟아보니, 예전에 알던 LPG 차량과 다르게 초반에 힘있게 잘 치고 나간다. 최대토크 19.7kg.m 는 3,700rpm 에서부터 나오지만, 자트코(Jatco)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와 함께 제법 괜찮게 치고 나갔다. 그리고 언덕길을 가 보았는데, 사실 가솔린 모델이나 디젤모델과 비교하면 힘이 부족한 편이긴 하다. 140마력짜리 2.0리터 LPLi(LPG 액상분사) 엔진은 그래도 잘 올라가긴 한다. 하지만, 분명 차이는 있다. 이건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불편할까? 레이싱 하는 것도 아닌데? 이정도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어보였다.

트렁크 용량이 작지는 않을까?

SM6 LPe 에 사용된 ‘도넛 탱크’ 는 트렁크의 하단. 스페어 타이어가 위치해 있는 곳에 배치되어 있어서 기존의 LPG 탱크와는 다르게 트렁크 용량을 크게 침해하지 않아 430리터의 트렁크 용량을 확보해주며, 포스코와 함께 강판재질을 개발하여 사이드빔에 연료탱크를 고정시켜 안전성을 높였고, 후방 추돌시에 탱크가 탑승객 쪽이 아닌, 바닥쪽으로 떨어도록 하는 등 안전에 큰 신경을 썼다.

강화된 성능과 실용성

프리미엄 중형세단 SM6 의 감성과  ‘LPe’ 모델로 경제성을 강조한 SM6 LPe  시승차를 타고 계속 하루종일 석모도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봤다. 1회 LPG 충전으로 주행가능한 거리는 400여 km 남짓. 연비를 고려한 주행은 별로 하지 않았다. 촬영을 위해 계속 시동을 켜놓고 있어보기도 했다. 고갯길을 주행하면서 코너, 등판능력, 승차감 등을 다양하게 체크해보았다. 사실 석모도에는 LPG 충전소가 없어서 조금은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연료경고등이 뜨면 어쩌지? 하면서 말이다.

코너링은 나쁘지 않은 수준. 물론, 과격하게 코너링을 할 필요가 없었기도 했고, 일상적인 주행을 해보면, 조금 묵직하게 느껴지는 R-MDPS 와, 초고장력 강판이 사용되어 단단한 섀시 등이 제법 마음에 드는 핸들링을 보여준다. 리어의 어댑티브 모션 링크는 토션빔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은 수준. 하지만, 뒷좌석의 승차감은 조금은 하드한 것이 특징이다. 운전을 하면서 딱히 뭔가 불편하다거하 하는 점은 별로 없었다. 단지, 노면을 좀 잘 읽는 편의 서스펜션 세팅이라고 할 수 있다.

140마력, 19.7kg.m

SM6 LPe 모델은 2.0리터 LPLi(LPG 액상분사) 엔진으로 기존과 달리, LPG 를 액상분사하는 방식의 엔진으로 인젝터와 산소센서 등이 바뀌면서 성능과 실용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7단 수동변속모드를 지원하는 자트코(Jatco)의 엑스트로닉(X-Tronic) 변속기와 함께 복합연비 9.3km/L 의 성능과 효율성을 보여주는데, 사실 연비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중형세단인 점과 LPG 가격을 생각하면 어느정도 납득이 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평지 및 도심에서 타고 다닐 때에는 딱히 출력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기 힘들었지만, 언덕길에서는 rpm 을 확실히 더 많이 써야만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힘이 없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엔진과 변속기 소리의 차이에서 오는 주관적인 해석이 아닐까 싶었다. 힘이 더 필요한 구간에서 rpm 을 더 쓰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 이것이 무단변속기의 소리가 왠지 모르게 힘이 없게 느껴지는 것처럼 해석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주행에서 보다 더 빠른 가속을 하기에 무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엔진의 특성 탓도 있는 듯 했다. 하지만, 확실히 예전의 LPG 차량과 비교해서 더 힘이 좋아졌다. 이건 사실이다.

얼마나 효율적인가?

SM6 LPe 모델의 복합연비는 9.3km/L(17인치 기준) 인데, 주행을 해보니 보통 9.6km/L 의 연비를, 고속도로에서는 11km/L 정도의 연비를 보였다. 공인연비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 수치였다. 그리고, 맨 처음 언급했던 2019년 4월 기분 전국평균 796원이 LPG 가격을 생각해보면, 복합연비 12.0km/L 의 일반적인 가솔린 엔진과 비교하면 20,000km 주행시에 연간 약 60만원 정도의 연료비 차이가 발생되는데, 5월 유류세 인하의 종료시에는 이런 연료비 차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진다. 자신의 주행패턴을 고려해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일이다.

프리미엄 중형세단의 감성

기본 트림인 SE 트림에서부터 편의사양들이 차별없이 제공되는데, 최상위 트림인 RE 트림에는 LED 퓨어비전 헤드램프와 LED 안개등, 앞좌석 프레스티지 헤스레스트, 사각지대 및 전방/측방 경보 시스템, 운전석 /동승석 파워시트 및 통풍시트가 제공되며, 차음유리의 사용으로 정숙성이 좋은 편이어서 일상속의 조금 다른 특별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사용된 타이어는 금호타이어 마제스티 솔루스가 사용되어서 제법 괜찮은 그립과 정숙성을 보여주었다. 사실, 정숙성을 위해서 타이어의 선택도 꽤 중요한데, 연비와 정숙성, 그립감 등을 고루 만족시키는 타이어여서 중형세단의 프리미엄 감성을 느끼기에 더 좋았다.

뒷좌석은 적당히 넓은 공간을 보여주는데, 승차감은 조금 하드한 편이다. 공기압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뒷쪽은 조금 낮은 공기압(32~34psi)을, 앞쪽은 조금 높은 공기압(37~38psi)을 세팅해놓아서 승차감에 큰 불쾌함은 없었지만, 조금 리어 승차감은 하드한 편인 것은 인정해야 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S-Link 는 아날로그 방식이 익숙한 나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졌다. 화려한 나파가죽과 통풍시트, 열선 시트, BOSE 사운드 시스템이 꽤 풍부한 감성을 느끼게 해주었지만, S-Link 는 아직 조작감이 뛰어나거나, 조작의 편의성 카테고리의 분류는 분명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되었다. 특히, 공조기 조작이나 라디오 주파수 조작을 할 때에는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총평 : ★★★★☆

제법 단단한 섀시와 서스펜션, R-MDPS 의 조합은 드라이빙의 신뢰성을 주기에 충분했다. 디자인에 대한 부분이야 개인의 호불호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꽤 괜찮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LPe 엔진이 적용되어서 장기간 운행할 시에 체감되는 연료비 절감의 장점과 함께 가솔린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SM6 LPe SED 2,478만원) 으로 충분한 가격경쟁력이 있어보여 이성적인 고민을 해보면 마음이 혹할 수 있다. 그리고, 도넛 탱크로 여유있는 트렁크 공간과 실내의 고급스러운 나파가죽과 정숙성, BOSE 사운드 시스템 등은 프리미엄 중형세단의 즐거운 감성을 느끼기에 좋았다. 물론, 선택의 고객의 몫이다. 그리고, 르노삼성이 해결해야 할 점은 상품성을 강화하는 것과 서비스센터의 증설 등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창구를 늘려나가는 일이다.

아참, SM6 에는 안마의자가 있다.

[ 추가사진 ]

Yongdeo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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