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유서깊은 소형 상용차인 포터의 전기차 모델이 출시되었다. 여러가지를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스펙으로 나왔는데, 기본적인 제원은 왠지 코나 일렉트릭과 비슷하다. 현대가 파워일렉트릭을 하나 만들어놓고 여기저기에 가져다 쓰는 것은 이제 도가 튼 모양이다.

| 전기 포터의 개요

공차중량이 2톤에 달하는 것을 보면, 포터의 경우에는 전기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갖은 경량화 노력을 기울인다기 보다는 그냥 기존의 파워일렉트릭을 엔진이 있어야 할 자리에 집어놓고, 배터리를 아래에 깐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비는 3.1kWh/km 로 썩 우수하지는 않다. 트럭 치고는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적을 하고 다이나믹하게 간선도로를 주행하게 되면 이보다 조금 더 떨어질 수 있다.

포터로서는 상당히 새로운 편의장비가 많이 탑재되었다. 파워일렉트릭이 기존 코나에서 개발된 것을 가져다 썼으니 EPB, 오토홀드 버튼과 리젠 컨트롤이 가능한 패들 쉬프트는 당연해 보인다.

충전선 역시 아이오닉에서부터 보던 그것이 계속 나온다.

눈에 띄는 것이라면, SBW 가 들어가지 않고, P-R-N-D 식의 지주형 변속기 레버가 들어간다 (SBW 버튼이 비싼가? 그럴리가…).

ASCC 레이더를 옵션으로 선택하게 할 여유는 없었는 모양이다. 구식 크루즈 컨트롤이다. 하지만 차로이탈 방지 보조 (LKAS) 는 들어간다. ASCC를 고르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이렇게 기본적인 피쳐들을 보고 나니 아하 그렇군! 하는 생각이 든다.

 

| 파워 일렉트릭과 각종 콤포넌트의 범용화와 상용차의 빠른 전동화

이제 현대는 1) 쓸만한 파워 일렉트릭 킷 : 모터-감속기-배터리-LDC/OBC 와 2) 역시 쓸만한 지능형 운전보조장치 (ADAS) 를 완비하였으니, 내연차를 가져와서 좀 털어낼 거 털어내고 이 요소들을 달기만 하면 전동화가 완성이다.

상징적 의미가 있는 포터를 했으니, 법타렉스로 유명한 스타렉스도 바로 할 수 있다. 즉, 상용의 특성을 가진 전기차량을 보다 많이 만들 수 있다. 현대보다 전기차를 한참 못만드는 덕국 애들은 벌써 이런걸 하고 있다. 아마… 도 지금처럼 파워일렉트릭을 달아버리는 방식이라면 수익을 내기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사실, 상용차는 개인 소유의 승용차량에 비하여 전동화의 사회적 효과가 더 높을 수 있으며, 어떤 방법을 쓰든 전기 상용차를 개발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하여 필자는 2년 6개월 전에 독일 우체국의 전기 배달 트럭에 대한 이야기를 작성한 바 있었다.

독일 우체국 (Deutsche Post) 의 전기 배달 트럭을 포드가 제작하게 되었다. – 도심의 상용차에 대한 전동화를!

해당 글에서 이러한 종류의 상용 차량들은 “이러한 차들은, 시내 중심가를 하루종일 돌게 되며 저속 주행, 정차 등이 필연적으로 많기 때문에 흔히 사용하는 디젤 등 파워트레인에서 전기차로 바꾸었을 때에 발생하는 온실가스 저감 효과와 도심의 공기질 향상 효과가 개인용 자동차에 비하여 훨씬 높으므로, 예산 투입 대비 사회적 이익이 탁월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택시도 마찬가지이다. 평균 일일 주행거리가 개인 택시의  경우에는 승용차의 5배, 법인 택시는 9~10배에 이르기 때문에, 그만큼 보조금을 투입한 효과가 증폭되는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2500대의 포드 트랜짓 기반의 전기 트럭을 주문하여 2018년까지 생산을 완료하도록 한 독일 우체국은 정말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관련 기사)라고 언급하였던 바 있다.

 

| 높은 보조금과 사회적 효과

2년 6개월이 지나 이제 전동화 포터가 나왔고, 전동 포터는 이처럼 탄소배출 저감 및 공기질 향상에 보조금 투입 대비 사회적 효과가 무척 높은 차량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래와 같이 큰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전기 화물차에 대한 보조금 댓수는 무척 적고, 현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많은 댓수를 생산해 낼 지도 미지수인 상태이기는 하다. 두가지 걱정은 혹시나 이 차량이 상징성 위주인 로-볼륨 (low-volume) 컴플라이언스 카로 되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요즘 코나를 열심히 팔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 원래 의도보다는 별로 사회적, 환경적 효과가 없을 지도 모르는..

돈 좀 있는 발빠른 개인들이 성능과 낮은 유지비, 보조금을 노리고 이 차를 잽싸게 선점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당장 필자 조차도 짐차로도 쓰고 무게 중심이 낮은, 운전 재미가 있는 후륜 차량으로 한대 가지고 있으면 무척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할 지경이니.

 

| 결론

전기 포터는 여러가지 의미 (현대차의 전동화차 포트폴리오 확대 및 경유차 저감에 따른 공기질 향상) 에서 무척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몇몇 잠재적 걱정을 불식시키고 전기 포터가 부디 선전하길 바란다.

감격한 박사
전기 모빌리티에 관한 사변(思辨)과 잡설(雜說)

포터 II 일렉트릭 출시 – 2천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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