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타면서 배터리 관리는 여러모로 중요합니다.
내차의 가치를 올리는 일이기도 하면서 배터리 효율성을 높으면 그만큼 충전비용 즉 유지비가 덜 들기도 하니까요.

​전기차의 회생제동은 관성주행 또는 제동으로 구동축에 전달된 회전력을 역으로 발전시키는 기술입니다.
이것이 주행 중 미비하다고 하겠지만 내연기관에서 브레이크 제동으로 버려지는 손실이 얼마나 큰지 체감을 하겠더군요.
그래서 한 가지 실험을 하려고 합니다.

​표고차가 높은 도로에서 내리막길이 계속될 때 얼마나 충전양이 늘어날지 궁금했습니다.
표고차가 높은 도로를 찾으려고 지도를 살펴보니 제가 살고 있는 경기도 일원에는 찾기 어렵고 교통량도 많으면 어려울 테니 조금 광역으로 살펴봤습니다.

​최적의 장소를 찾았는데 그곳은 바로 대관령입니다.

등고선의 색상 차이가 보여주듯 대관령 고개 마루에서 강릉방향 성산면사무소까지의 도로가 적합해 보이더군요.
그래서 도착을 했습니다.

이거 해보겠다고 무려 3시간을 달려왔어요.

방문한 날은 바람이 없어 풍차가 돌고 있지는 않지만 그만큼 높고 바람도 많이 부는 대관령 고개마루입니다.
과거 영동 고속도로였던 대관령 고갯길은 해발 800m 가 넘습니다.

그리고 동해안 쪽인 강릉으로 내려가는 굽이 길은 무려 14km 나 이어져 있어 전기차의 회생제동 시험을 하기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이 됩니다.
게다가 지금은 무척 한적합니다.

구 영동고속도로 고갯길 구간은 편도 1차선이라 영동고속도로 왕복 4차로 확장공사 시 대관령 구간은 터널을 뚫어 새로운 길로 우회하게 되었으니까요. 이곳은 관광 목적으로 오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평일이라 한적하기만 합니다.

대관령 상행선 휴게소가 있는 곳의 내비게이션의 GPS에서 알려주는 고도는 824m입니다.

한낮이라 에어컨은 틀었습니다.

이곳에는 구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방향 휴게소이고 전기차 충전기가 많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테슬라 슈퍼차저도 8기나 설치가 되어있는데 이색적인 것은 완속 충전기가 있다는 점입니다.

풍력발전 통합센터가 있는 이곳에 완속 충전기가 있으니 주차하면서 완속 충전하면서 장시간 트래킨 하기 좋은 곳입니다.
풍력 발전으로 발전한 클린 전기로 전기차를 충전하면 진정한 친환경이라고 할만하겠습니다.

고도는 832m 상행선 쪽 보다 이쪽의 표고가 더 높군요.

그럼 출발해 보겠습니다.

남은 주행 거리는 300km입니다. 여기서 부타 내리막길이 계속되니 얼마나 주행거리가 늘어나는지 알아보겠습니다,이동 거리는 약 14km이고 회생제동은 3단계로 가장 강하게 출발합니다.

출발과 동시에 대관령 정상석을 지나갑니다.
바로 동해 바다와 강릉시가 눈앞에 보입니다.

굽이 길과 급커브가 이어지는 구간이라 속도를 내면 안됩니다.
40~50km 정도로 브레이크와 악셀을 번갈아 가면서 운행 하야하는 데 회생제동이 걸려 브레이크 제동은 회전 구간에서만 하게 됩니다.

조금 내려왔는데 벌써 해발 700m
내비게이션에 설정해놓은 나침반이 마구 돌고 있습니다.
주행차선이 하나라 선행 차도 별로 없고 뒤차도 없으니 무리할 필요 없이 안전하게 주행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엇! 306km?
정말 올라간다.

목적지의 남은 주행거리가 운행한 거리만큼 올라가더군요 311km로 금방 올라가니 배터리 충전양은 54%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제 거의 평지까지 내려왔습니다.
14km라고 해서 긴 구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쉽게 빨리 끝나서 아쉽습니다.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과연 최종 결과는?

성산면사무소의 해발고도는 61m입니다.
832m부터 내려와서 14km의 구간의 표고차는 771m나 됩니다.

14km 이동했는데
오히려
14km 갈 거리가 더 충전되었다.

내리막길로 회생제동에 의해 충전된 양은 314km 가 되었으니 14km 가 충전이 되었고 도착 직전에 15km까지 올라간 것을 보았으나 평지를 이동하면서 소모가 되었습니다.
배터리 잔량은 55%입니다 출발 지점에서는 53%였는데 사진이 없군요.

아침부터 달려온 거리는 266km입니다. 대관령 마루에서 출발 전 연비는 8.2km/kWh였는데 내리막길로 회수된 에너지로 보상을 받으면서 평균연비도 9.4km/kWh까지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266km를 운행하고도 반 이상 남은 코나 전기차의 배터리 이 상태로 돌아간다면 무충전상태로 갈수 있겠는데요.​

​에너지 정보를 확인하니 내려오는 동안 구동계로 소모된 배터리 양은 0%로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사용량보다 충전양이 많아서 그랬겠죠.

​내연기관 차량이었다면 내리막길에 에어컨도 틀었고 RPM 이 높게 올라가진 않아도 최소한 아이들 상태에서 연료가 조금은 소모가 되었겠지만 전기차는 오히려 충전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해 봤습니다.

​전기차를 운행하면서 회생제동 덕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회생제동을 사용하지 않는 분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풋 브레이크를 밟아도 회생제동이 걸리긴 합니다.
하지만 강한 회생제동으로 회수되는 양은 더 많게 되는 것이 이치입니다. 도로를 운행하면서 충전이 된다는 회생제동의 원리를 잘 보여준 시험이었는데요. 기대했던 결과만큼 잘 표현이 되어서 저도 만족했습니다.

​”다음엔 한계령 가볼까?”

 

고구려인
아이오닉 PHEV & 코나 EV오너
carmaster / 시민기자

 

이전 글미니 해치백 SE 일렉트릭 시승기, 결국 감성의 승리인가.
다음 글[범죄도시 특집] 살아있는 사람은 트렁크에 타면 안되는 이유